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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우리집 타조

1. 해바라기 - 우리집 타조

by oikoik 2023.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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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나연이와 다연이는 황토와 시멘트로 지은 시골 농가에서 살았습니다.

그리 높지 않은 언덕의 끝집으로 집에 들어서는 긴 골목에는 해바라기들이 나란히 서 있었습니다.

해를 따라 하루 한 번씩, 목운동하는 해바라기들은 마당 너머 담벼락보다 컸습니다.

밤에는 여러 사람의 그림자 같아서 무섭기도 했습니다.

집에 누가 쳐들어올 것 같아.’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람이 불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는 사이좋은 친구들의 합창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빠 키보다 큰 해바라기도 있고 나연이보다 작은 해바라기도 있었습니다.

매년 길목에 늘어선 해바라기는 닭이나 강아지의 놀이터나 쉼터가 되기도 했습니다.

때때로 닭들은 해바라기 사이에서 숨바꼭질 놀이도 했습니다.

어느 해 여름에는 해바라기 있는 길목에 평상을 놓고 여름 내내 마루 삼아 지내기도 했습니다.

해바라기가 만들어준 그늘 아래 평상 위에서 그림도 그리고 수박도 먹고 낮잠도 잤습니다.

평상 위에 누워서 고개 숙인 해바라기를 마주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유치원에서 그림 그리기 시간에 나연이와 다연이는 해바라기만 그렸습니다.

해바라기 줄기에 달린 커다란 잎들, 줄기 끝에 달린 커다란 해바라기 꽃은 나무에 꼭 하나씩만 있었습니다.

 

 

해바라기 씨가 여물 때쯤이면 머리가 무거워져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그때는 해바라기 꽃이 씨로 변하여 겨울 간식이 되었습니다.

소쿠리에 한 가득 해바라기 머리만 잘라서 쌓아 놓으면

손가락으로 일일이 씨를 빼고 껍질을 벗겨 알맹이를 먹는 것을 좋아했어요.

닭들이나 강아지한테도 해바라기 씨는 언제나 맛있는 훌륭한 간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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