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로이
강아지 ‘로이’는 집에 도착한 나연이와 다연이를 가장 먼저 반겨주었습니다.
로이는 가족 모두를 좋아했지만, 그중에서도 나연이를 가장 좋아했습니다.
항상 나연이 뒤를 졸졸 따라다녔습니다.
나연이는 젖을 떼고 일찍 어미 개와 헤어진 어린 새끼강아지 로이를 동생처럼 잘 보살폈습니다.
방안에서 같이 재우기도 했지만 어느 정도 크자
할머니의 간곡한 권유로 안방에서 밖으로 내보내기로 했습니다.
둘이 함께한 기억 때문인지 강아지 로이는 나연이 근처에서는 ‘벌러덩’ 눕기도 하고
가까이 다가와서 고개를 나연이 몸에 기대기까지 했습니다.

나연이는 해바라기 다음으로 강아지 로이를 스케치북에 많이 그렸습니다. 꽃잎이 많은 해바라기보다는 누런색 강아지 로이를 그리는 것이 훨씬 쉬웠습니다.
“오늘은 해바라기 대신 로이를 그렸어.”
“집에 있는 똥강아지를 그렸어야 했어”
다연이는 해바라기를 대충 그렸습니다.
유치원 안에 새로 들여놓은 오리 배 타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나연이는 강아지 로이 그림을 색칠하면서 해바라기가 만들어준 그늘 아래서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을 로이를 생각했습니다.
로이에게 쫓기다 지친 수탉과 암탉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마당 왼쪽에 산처럼 쌓인 건초더미 사이를 파헤치며 놀고 있거나 건초 뒤 커다란 감나무 아래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로이, 로이야~ ”
다연이는 큰 소리로 집 목 입구에서부터 나연이와 크게 강아지 이름을 불렀습니다.
로이는 꼬리를 흔들며 힘차게 뛰어오면서 나연이와 다연이를 반겨주었습니다.
때로는 그 주변을 빙글빙글 돌기도 했습니다.

반가움도 잠시 인사를 마친 로이는 대청마루 앞에 놓인 평상 아래로 숨어 들어갔습니다.
평상 살에 비친 그림자가 로이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불처럼 덮어주었습니다.
로이의 낮잠 시간이랍니다.
조금 뒤, 닭 한 마리가 평상 아래로 다가가자 잠이 확 깬 로이가 후다닥 닭을 쫓아냈습니다.
작은 흙먼지가 일어났지요.
“꼬꼬댁 꼬꼬”
암 닭 울음소리는 언제나 반가웠습니다.
“계란이다!”
나연이와 다연이가 동시에 소리치며 말했습니다.
계란은 평상 맞은편 닭 장안에 얌전히 앉아 있었던 여러 마리 암탉의 선물이었습니다.
바로 닭장에 들어가면 안 되었지요.
암탉이 계란을 뺏기지 않기 위해 앙칼지게 쪼기 때문이었습니다.
닭 울음소리에 친절한 로이는 수고한 닭을 바라보면서
닭장 앞에서 반가운 듯 꼬리를 마구 흔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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