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타조 안녕
아빠는 집에 오는 길에는 우유를 또 사 왔습니다.
“나도 우유 마시고 싶은데….”
할머니와 엄마가 타조에게 우유를 먹일 때마다 오빠도 우유를 먹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타조를 시샘하는 오빠였습니다.
그 다음날 학교에서 수박 서리 사건에 대해 소문이 퍼졌습니다.
오빠와 친구들은 몹시 속상했습니다.
씩씩거리면서 나타난 오빠는 나연이와 다연이에게 한마디도 안 했고 집에 갈 때도 툴툴거렸습니다.
하필이면 그날 나연이는 승연오빠에게 그때 그 수박서리에 대해 어떤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얼굴이 빨개진 오빠가 쌍동이를 향해 가방을 던졌습니다.
이유를 몰랐던 나연이와 다연이는 장난으로 가방을 던진 줄 알고
가방 양쪽 어깨끈을 잡고 흔들면서 걸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빠가 가방을 낚아채더니 집을 향해 막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나연이와 다연이는 오빠와 잡기 놀이하듯이 뒤쫓아 갔습니다.
착했던 오빠가 다시 예전의 오빠로 돌아간 듯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로이의 밥그릇이 뒤집혀 있었습니다.
오빠의 가방은 평상 위에 널브러져 있었고 오빠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빠, 오빠.”
부엌을 향해가면서 다연이가 오빠를 불렀습니다.
오빠는 벌컥벌컥 우유를 한 컵 마셨는지 입 주변에 우유 자국이 남았습니다.
“오빠 그건 타조 꺼야! 먹으면 안 돼!”
나연이가 큰소리로 오빠를 향해 크게 소리치며 말했습니다.
화가 난 오빠가 부엌에서 뛰쳐나가면서 무어라고 중얼거렸는데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나연이와 다연이도 오빠를 쫓아 나갔습니다.
그런데 놀랄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머나 세상에,’
오빠가 얼마나 발길질을 세게 쳤는지 타조 다리가 휘어지면서 타조가 ‘퍽’하고 쓰러졌습니다.
“엄마…엉… 엉….”
“오빠 그러지 마!”
놀란 나연이와 다연이는 동시에 소리 지르면서 울었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엄마와 할머니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옆에 들고 있던 바구니를 땅에 떨어트리고 타조에게 달려갔습니다.
나연이와 다연이도 타조 옆으로 달려갔습니다.
오빠는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옆으로 도망쳤지만, 할머니한테 붙잡혔습니다.
할머니는 마당 빗자루를 찾아서 오빠를 혼냈습니다.
오빠는 엉엉 울기 시작했고, 나연이와 다연이도 크게 소리 내어 울었습니다.
엄마도 오빠에게 호통을 쳤습니다.
타조의 눈이 껌뻑거리다가 스르르 감겼습니다.
엄마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강아지 로이가 짖기 시작했습니다.
아빠는 뒤뜰 석류나무가 심긴 턱 아래에 구멍을 팠습니다.
엄마 아빠는 나연이와 다연이가 유치원에 가 있는 동안 조용히 타조를 묻었습니다.
그리고 나연이와 다연이가 집에 도착했을 때
십자가 모양의 나무를 주었고 큰 돌을 그 앞에 놓아두게 했습니다.
오빠도 나연이와 다연이 옆에 서 있었습니다.
나연이와 다연이는 작은 해바라기 한 송이를 꺾어서 그 앞에 놓았습니다.
타조를 위해서 잠깐 기도했습니다.
‘타조야 안녕, 타조야 잘 가, 우리 천국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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