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건
새로운 사건이 사총사에게 또 일어났습니다.
어느 날부터인지 타조는 집 여기저기에 돌아다니곤 했습니다.
집 밖의 어딘가에 있으면 반대쪽으로 가서 타조를 몰았습니다.
타조 잡기 놀이처럼 달아나는 ‘타조 몰이’는 친구들과 새로운 놀이가 되었습니다.
타조가 ‘다다다’ 달아나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타조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렸습니다.
그날도 타조 몰이에 놀다 지친 나연이, 다연이, 현주, 미순이는 평상에 대자로 뻗어 누워있었습니다.
그런데 동네 이장님이 마이크로 목소리 정리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음… 아… 아… 음… 동네 사람들 이장입니다.
급한 사건이 있어서 마이크를 들었습니다.
이성우 씨 댁 이승연, 박정수 댁 박찬영, 김진원 씨 댁 김종필, 강만복 씨 댁 강민석
이 아이들은 바로 마을회관으로 오길 바랍니다.
다시 안내 말씀드립니다.
이승연, 박찬영, 김종필, 강민석 학생들은 이 안내를 듣고 바로 마을회관으로 오길 바랍니다.”
나연, 다연, 현주와 미순이는 동시에 평상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안방에서 나연, 다연이 엄마가 뛰쳐나왔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아빠도 어디에선가 헐레벌떡 집으로 뛰어 들어왔습니다.
“무슨 일이야 동네 방송까지 하고?”
아빠는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도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서둘러 나연이, 다연이 엄마 아빠는 집 밖으로 나갔습니다.
동네 마을회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찬영이, 종필이, 민석이 부모님들이 와 있었습니다.
또한, 한참 있다가 마을 이장님의 부름을 받은 사총사가
뚱이 아저씨와 함께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사총사들은 풀이 죽어 있었습니다.
얼굴은 땀과 울음 자국 범벅이었습니다.
뚱이 아저씨가 삿대질하면서 말을 하기 시작했답니다.
“이놈들이 우리 수박밭에 들어와서 수박밭을 망쳐놨습니다.
수박을 깨고 뭉개고 망쳐놔서 이대로 둘 순 없습니다. 경찰서로 갑시다.”
아저씨는 새로운 종의 수박을 수확할 기대를 품고 이 동네 밭을 사서 크게 농사짓기 시작했는데
첫 수확 하는 해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 아저씨는 경찰서 가서 법대로 해결하자고 강력히 주장하였습니다.
뚱이 아저씨를 설득하던 이장님도 경찰서 얘기가 다시 나오자 화를 냈습니다.
더 이상 뚱이 아저씨의 마음을 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찬영 아빠의 트럭 뒷자리에 아빠들과 사총사를 태우고 경찰서가 있는 읍내로 출발했습니다.

엄마는 바로 집으로 돌아와서 마을 회관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집안 분위기가 무거워졌습니다.
저녁 준비 대신 안방에 들어가서 누웠고 할머니도 긴장이 풀렸는지 할머니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나연이와 다연이도 안방으로 들어가서 엄마 옆에 누웠습니다.
이마에 팔을 올린 채로 누워있는 엄마에게 배고팠지만 아무 말도 못 한 체
나연이와 다연이는 같이 누워 있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났는지 주위가 어두컴컴해졌습니다.
밖에서 요란한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아빠와 오빠가 돌아온 것이었습니다.
평소처럼 말이 없고 자상한 아빠가 아닌 다른 아빠처럼 큰 소리로 오빠를 향해 호통을 치고 있었습니다.
오빠의 울음소리는 커져만 갔습니다.
오빠 옆에서 오빠를 달래는 할머니의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할머니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을까?’
나연이는 안방에서 잠에서 깨어 한참 동안 조용히 그 모든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던 엄마가 밥 먹자는 소리에 소란이 중단되었습니다.
엄마는 오빠를 부엌 뒤쪽으로 데려가서 씻겼습니다.
그곳에서도 오빠의 울음소리가 또 들렸습니다.
오빠가 불쌍하게 느껴지는 게 처음이었습니다.
안방으로 들어온 오빠는 기운이 하나도 없어 보였습니다.
밥을 먹는 동안 어느 누구도 말 한마디 없었습니다.
숟가락 젓가락 소리만 들렸습니다.
오빠의 두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습니다.
아빠도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는 바로 일어나 나가버렸습니다.
나연이와 다연이는 간식도 못 먹었는데 저녁밥을 많이 먹을 수 없었습니다.
배가 고팠지만 오빠를 보니 너무 안쓰러워 배고픔이 사라졌습니다.
그 이후 오빠는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 같았습니다.
나연이와 다연이를 데리고 학교에 갔고
학교 끝나고 집으로 올 때도 쌍둥이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었습니다.
집에 오는 동안에도 짜증 한번 내지 않았습니다.
말이 없어진 오빠는 집에 와서도 방에만 들어가 있었습니다.
또한, 숙제를 해본 적이 없는 오빠인데 안방에 엎드려 공책을 펴고 연필을 쥐고 있었습니다.
놀라운 광경이었습니다.
집안에서 말을 하는 사람은 나연이와 다연이 뿐이었습니다.
할머니, 아빠, 엄마, 오빠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답니다.
그렇지만 달라진 오빠가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오빠는 계란도 꺼내왔고, 로이 밥도 잘 주었고, 할머니 심부름도 잘하는 착한 오빠가 되었습니다.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여전히 조용한 집안 분위기에 맞지 않게 오빠가 예전의 큰소리로 달려와 말했습니다.

“타조가 보이지 않아!!
타조가 없어졌어.
타조가 어디로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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